‘자본주의의 우드스탁(세계 최대 음악 축제) 축제’로 불리는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가 워런 버핏 회장의 고향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3일(현지시간) 개최됐다.
버핏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인수ㆍ합병(M&A) 계획과 코카콜라 주주총회 당시 결정, 배당 여부 등 주주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우선 M&A와 관련해 “지난해 같이 일한 브라질 사모펀드 3G캐피털과 올해도 더 많은 딜을 이룰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우리는 파트너를 이뤄 다시 한번 대형 M&A를 성사시킬 수 있다. 3G는 그런 일에 뛰어나다”고 말했다. 앞서 버핏의 버크셔와 3G는 지난해 세계 최대 케첩업체인 하인즈를 233억 달러(약 24조원)에 인수했다. 이날 발언은 버핏이 올해도 하인즈와 같은 대형 M&A를 성사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버크셔는 지난 3월말 기준 48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 인수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가 이 막대한 현금의 일부분을 배당 형태로 주주들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버핏은 새 M&A와 자본지출 기회를 활용하려면 현금이 필요하다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체 주주 가운데 97%도 버핏의 생각에 동의했다. 버크셔는 지금까지 최대 주주인 버핏의 반대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버핏은 “현금을 팍팍 쓸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며 “다만 회사의 유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 200억 달러의 현금은 항상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에 더 많은 M&A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는 지난해 56억 달러에 미국 네바다주 최대 전력업체인 NV에너지를 인수했고 지난 1일에는 캐나다 전력업체 알타링크를 29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알타링크는 캐나다 서부 지역에 약 280곳의 변전소와 12만km에 달하는 송전선을 갖고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 첫번째 질문은 버핏이 코카콜라의 경영진의 성과급 계획 표결에서 기권한 이유다. 버핏은 코카콜라 연례 주총에서 스톡옵션에 의존하는 성과급은 복권과 같은 것이라며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막상 표결에서 버핏은 기권했다. 버크셔는 현재 코카콜라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이에 대해 “코카콜라 경영진과 전쟁을 벌일 계획은 없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옹호했다.
한편 버핏은 자신의 뒤를 이을 버크셔 차기 회장으로 아들인 하워드 버핏을 택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버크셔의 문화와 가치를 보존하는 일에 완벽한 자격을 갖췄다”며 “그가 코카콜라의 버크셔의 이사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에는 무려 3만명의 주주들이 참석했으며 버핏의 절친한 친구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도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