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고등법원이 ‘라이트’와 ‘저타르’ 등의 표현으로 기업이 담배의 유해성을 호도했다며 피고인 알트리아그룹에 101억 달러(약 10조4332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운트버넌 소재 제5일리노이주 고등법원은 일리노이주 소비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2003년 담배회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주법원 1심 판결이 옳았다”고 판결했다.
앞서 해당 집단소송은 1심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2005년 주 대법원은 연방정부가 라이트와 저 타르 표기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파기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담배의 니코틴과 타르 함량 표기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지침이 과학적 근거 부족 이유로 폐기되자 원고들은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알트리아그룹은 판결에 불복해 일리노이주 대법원에 상고키로 했다. 알트리아는 말보로와 필립모리스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담배업체다.
담배업체들은 지난 1970년대부터 ‘라이트’와 ‘저타르’‘마일드’ 등을 표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니코틴이나 타르 함량이 적어 인체에 덜 해롭다는 내용의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담배업체들이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을 금지했다. 알트리아의 최고 히트제품 중 하나인 ‘말보로 라이트’는 현재 ‘말보로 골드’로 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대법원이 담배업체에 유리한 판결을 내놨기 때문에 알트리아가 항소하면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기업들이 담배 관련 소송에 계속 시달릴 것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