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전문 해결사 역할을 했던 스탠리 피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지명자 등 연준 이사 3명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원회는 피셔 부의장과 함께 신임 이사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전 재무부 차관, 제롬 파월 이사의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파월 이사는 지난 1월 말 임기가 끝나 재지명됐다.
이들은 오는 5월 말 이전으로 예상되는 상원 전체회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7명의 연준 이사회(FRB) 멤버 가운데 2명을 추가로 지명할 계획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피셔 등을 지명하면서 “이들은 금융시스템에 대해 검증된 경험과 판단력,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피셔 부의장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상적인 조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셔 부의장 지명자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IMF 수석 부총재로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고금리와 혹독한 구조조정, 시장개방 등을 요구해 우리나라에는 ‘IMF의 저승사자’로 악명 높은 인물. 그는 아시아는 물론 멕시코와 브라질에서도 구제금융을 주도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를 지냈으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스승이기도 하다. 연준 부의장에 지명되기 전에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피셔는 매파로 분류돼 일각에서는 비둘기파인 옐런 의장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셔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시절인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글로벌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낮추는 등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피셔를 부의장으로 추천한 사람이 바로 옐런 의장이었다는 점도 앞으로 연준의 방향에 긍정적인 기대를 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과 향후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펼쳐야 하는 옐런 의장이 자신의 행보를 뒷받침할 인사로 중량감있는 피셔를 원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