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사진> KT 회장이 점유율 30% 탈환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27일 영업 재개를 앞두고 약정기간을 24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등 가입자 확보와 비용절감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내놓았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KT의 점유율이 10여년 만에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부터 시작한 영업정지 여파가 큰 탓도 있지만 2002년 이후 굳어진 SKT, KT, LG유플러스 5대 3대 2 구조가 깨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KT의 전체 가입자 수(MVNO 포함)는 1647만 3385명으로 전달 1652만 6330명에 비해 5만 2000여명 줄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도 30.04%에서 29.86%로 하락했다.
황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지 석달 만에 10여년간 지켜왔던 30% 점유율이 깨졌다. 황 회장은 부랴부랴 점유율 30% 회복을 위한 필승전략을 내놓고 있다.
황 회장은 이날 가입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약정기간을 최대 12개월로 축소하는 것이 골자인 ‘스펀지 플랜’을 선보였다. 그동안 약정기간은 통상 24개월로, 노예제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KT는 약정기간을 절반 가까이 축소해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동시에 타사 가입자의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스펀지 플랜은 가입 후 12개월이 지난 사용자가 누적 기본료 70만원 이상인 경우 휴대폰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기기변경과 신규가입 고객으로, 오는 27일부터 실시된다.
더불어 KT는 포인트 차감 없이 무료 혜택을 강화한 멤버십 프로그램과 영상, 음악 등 꼭 필요한 주요 서비스만 모아 파격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알짜팩’ 등의 상품도 내놓았다. 영업 정상화에 발 맞춰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황 회장은 또 대규모 인력 감축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KT는 최근 전체 직원의 25% 해당하는 8320여명의 특별명예 퇴직을 신청받았다. 이번 명퇴를 발판으로 경영혁신을 통한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2010년 1조 2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던 KT는 지난해 적자 회사로 돌아섰다. KT 내부에선 2조에 가까운 인건비 등 방만한 조직에 대한 문제점이 줄곧 제기돼 왔다.
부임 직후 임원수를 대폭 축소하기 시작한 황 회장이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인력 효율성과 인건비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번 명퇴로 2분기에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겠지만 매년 약 7000억원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며 “고비용 저효율의 인력구조를 효율화하고, 젊고 가벼운 조직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명퇴로 인해 KT의 평균 연령은 현재 46.3세에서 44.5세로 낮아진다.
한편, KT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45일간의 영업정지를 마치고 오는 27일부터 영업재개에 나선다.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영업재개에 나서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