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아리아케호 침몰 사고, 같은 원인ㆍ다른 결과...이유는 '45도' 사수 실패

입력 2014-04-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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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진=연합뉴스)

5년 전 일본에서 일어난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에서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 분석과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승객 수 차이는 별개로 하고, 두 사고의 공통점은 많은 반면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 당시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마루에이페리 소속 여객선 아리아케호(7910t)는 한국에 수입되기 전인 2009년 11월13일 일본 미에현 구마노시 인근 해역에서 전도됐다.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의 원인은 항해 중 높은 파도로 인해 선체가 기울면서 컨테이너를 고정하고 있던 체인이 끊어진 것이 화근이었다. 체인이 끊어지면서 화물이 미끄러져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고 다시 파도의 영향을 받아 균형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승객 7명과 승무원 21명은 모두 구조됐다. 비수기로 배에 승객이 적었던 데다 배가 심하게 기울어지고 약 35분 후 선장이 승객을 선내 지상으로 유도하도록 지시한 것이 성공했다. 선장들은 배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에 바다로 뛰어들어 구조됐다.

일본 국토교통부 산하 운수안전위원회는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점을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도 선장의 지휘 하에 비상 대응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역시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와 다르지 않다. 세월호 참사 원인으로는 승무원들의 직무유기, 급격한 방향 전환, 평형수 부족, 불법 개조, 과적, 화물 고정 체인 미비 등이 지목되고 있다.

두 사고의 원인은 비슷하지만 사망자 수는 천지차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50명, 실종자 수는 152명. 구조자 수는 174명에 불과하다.

일본 아시히신문은 22일 국토교통성의 자료를 인용, 두 사례에서 밝혀졌듯이 고강도 화물 고정장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본 국토고통성은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 이후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 컨테이너 고정 장치를 의무화하고 화물 고정 방법 개선이나 악천후 시에는 적재 제한을 요구했다. 선체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는 2010년 5월까지 10년간 25건이었다.

마루에이페리는 아리아케호 전복 사고 후 당국의 지도를 받고 화물을 결박하는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개선 조처를 했다.

아리아케호 사고 조사에 관여한 해상기술안전연구소의 다무라 가네키치 해난사고 해석 센터장은 아사히신문에 "아리아케호도 승객이 많았으면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면서 "배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과적을 막고 화물을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45도 정도 기울면 원상태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시에도 그 시점에서 승객을 탈출시켰으면 피해를 줄였을지도 모른다"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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