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양재동 복합물류개발 프로젝트인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을 부실하게 운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신탁상품 판매 과정에서 기초 서류 미비 등 문제점이 적발된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사업' 특전금전신탁상품 판매에 대해 특별 검사를 벌인 결과, 일부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 상품을 파는 과정에서 일부 기초 서류가 미흡해 고객의 오해를 초래할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고객을 의도적으로 속인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불완전판매로 단정 짓지는 않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불완전판매 사례는 아니지만 파이시티 관련 신탁상품의 기초 서류 미흡 등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며 "우리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검사 과정에서 일부 문제를 적발한 만큼 우리은행과 관련 직원을 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천107㎡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2003년 개발이 시작됐지만 과도한 차입금으로 2011년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400여명으로 투자액만 1900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당시 연 8% 배당률로 신탁상품을 유치해 노후 자금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장년층을 끌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 중인 파이시티는 지난 8월 STS개발컨소시엄과 4000억원에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주단이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빌려준 돈은 8700억원에 달해 신탁상품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이 이 상품을 팔면서 원금 손실이나 만기 연장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동양 CP 투자자와 유사한 주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