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형 금고 쟁탈전]알짜 수익원 ‘종교단체’

입력 2014-04-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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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기부금에 예금액 많고 대출이자 성실히 갚아 매력

▲김종준 하나은행 은행장이 조계사에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을 후원하는 행복나눔적금인 ‘자비나눔 통장’ 1호 가입 통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하나은행

종교단체는 은행권의 큰손 고객이다. 헌금 등 기부금으로 예금액이 많을 뿐만 아니라, 대출 이자도 꼬박꼬박 잘 내는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전 금융권의 교회 대출시장 규모는 4조5107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이 ‘종교단체’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다.

수협의 경우 교회가 큰손이다.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수협의 지난해 말 기준 교회 대출 잔액은 1조5453억원에 육박해 국내 은행의 교회 대출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했다.

수협은 2001년부터 교회 대출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대출 한도가 거의 꽉찬 상태다. 2011년 수협과 우리은행은 온누리선교재단에 교회 건축 예정지를 담보로 400억원가량을 대출해 주기도 했다. 수협 상품 중 교회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샬롬대출, 달란트예금?샬롬예금이 있다. 교회 내 수협 ATM은 1곳에 입점해 운용 중이다.

수협은 교회 대출 운영 노하우를 갖고 2010년 10월 사찰 전용 대출상품인 바라밀대출을 출시했다. 시설자금, 타행 대환자금 등 필요자금을 지원하는 사찰우대 담보대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종교단체 중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수협의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진행됐다. 수협 관계자는 “사찰 대출의 경우 문화재 등록 등으로 인해 담보 취급의 어려움이 있다. 또 도심권을 벗어난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교회대출만큼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종교시설과 그 인근에 ATM 8대를 운영하고 있다. 온누리교회, 횃불선교회관, 분당 할렐루야교회, 우리제일교회 등 교회와 금란교회 옆 상가 등에 설치됐다. 하나은행은 행복나눔적금에 별칭을 부여한 자비나눔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3년제 정액적립식 기준 3.0%에 우대금리 0.3%를 더해 최고 3.3%의 금리를 준다. 가입일 이후 만기일 이전에 공익/기부 단체, 기관 등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연 0.1%의 우대금리를 부여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을 후원하는 행복나눔적금인 ‘자비나눔 통장’ 1호를 전달하는 등 종교단체 고객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종교시설 내 지점 3곳을, 우리은행은 종교시설 내 ATM 35대를 각각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별히 해당 종교단체와 거래관계가 있어서라기보단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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