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중복사업 3년간 600개 감축…페이고 원칙 첫 적용

입력 2014-04-15 08:55 수정 2014-04-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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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 작성 지침 확정

“재원대책 없는 세출확대 없다.”

박근혜 정부 2년차의 나라살림 편성 기조다. 재원연계 지출 원칙 대로 내년 예산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경기침체 등으로 세입여건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국정과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지방재정 지원 등 지출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예산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앞으로 3년간 기존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통해 600개 사업을 줄이고 신규 사업을 검토할 때 선진국처럼 페이고(pay-go) 원칙을 도입해 첫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상정·의결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적인 재정혁신을 통해 재정지출을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예산 편성의 3대 원칙은 △할 일은 하는 예산 △재정원칙에 충실한 예산 △수요자 중심의 예산 등이다.

정부는 우선 국정과제, 지역공약,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과 관련된 예산을 우선 반영하고 기타 투자 순위가 낮거나 사업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계속사업은 국정과제 위주로 재편하고 3년간 6000개에 달하는 재정사업 중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해 10%에 해당하는 600개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 패키지와 보건복지부의 희망일자리 사업 등 성격이 유사한 사업이나 부처별 중소기업 지원책, 홍보사업 등이 주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조금 누수 방지를 위해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음에도 대책마련이 미흡한 사업은 관련예산을 삭감하고 비리관련 보조사업은 의무적으로 운용평가대상에 포함해 사업방식 변경, 존치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방 실장은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각종 취로사업 등의 일자리 사업을 축소하고 사회간접자본시설(SOC) 기존사업 재평가를 통해 사업규모와 투자시기를 조정하는 등 분야별 지출효율화 계획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규사업의 경우 페이고 원칙이 첫 도입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페이고는 각 부처가 의무지출 입법을 추진할 때 해당 법에 따라 지출이 증가하면 그 증가분만큼 다른 의무지출 사업의 지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리도록 해 재정수지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정부는 각 사업에 대한 지출절감계획이 마련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예산확대를 불허하고 부처의 지출한도를 초과하는 예산요구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처별 신규사업에 따른 재정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강력한 세추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나가는 대신 청년의 선 취업 촉진,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강화,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중소·중견기업 수출역량 강화,북핵 위협에 대비한 킬 체인(kill chain) 구축 등에는 재정을 중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내년도 예산은 국가재정법 개정에 따라 예년에 비해 예산편성 일정이 약 10일정도 앞당겨진다. 기재부가 이번 예산안 편성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하면 부처는 6월 13일까지 예산요구서를 만들어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예산안은 여론수렴 및 협의 등 절차를 거쳐 9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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