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이 ‘반값 비타민’을 출시한 가운데 약사들이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에 반값 비타민을 납품한 한 제약사가 약국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 향후 약사회의 대응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약사회(약사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고려은단이 값싼 저질의 원료를 사용해 약국의 반값으로 비타민을 대형유통마트에 공급한 것은 약국을 자신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 것”이라며 “국민과 약사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약사회는 “모든 약국은 고려은단 비타민 제제를 취급하지 않는 동시에 국민이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계도하는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은단이 지난달 이마트와 손을 잡고 '이마트 비타민C 1000'과 '이마트 프리미엄 비타민C'를 출시했다. 제품 가격은 각각 9900원과 1만5900원으로, 비타민C 1000 제품의 경우 기존에 약국에서 판매하던 고려은단의 제품에 비해 30% 가량 싸다.
이같은 가격경쟁력에 비타민C 매출 1위인 고려은단의 브랜드 인지도가 더해지면서 반값 비타민은 출시 2주만에 5만2000개가 팔려나갔다.
이마트는 출시 당시 중간 유통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지만 가장 큰 가격 인하 요인은 원산지였다. 고려은단의 기존 비타민이 영국산 원료를 사용한 반면 이마트의 비타민C 제품은 중국산 원료를 쓴 것. 중국산 원료는 영국산에 비해 많게는 4배 가량 가격이 싸다.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는 따로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았다.
약사회는 “고려은단이 그동안 화학적 합성원료가 아닌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차별화된 비타민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면서 성장해왔다”면서 “마치 동일한 원료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처럼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고려은단은 15일부터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원산지를 표시하기로 했다.
한편, 대형마트의 반값 비타민은 출시 이후 반값 홍삼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현재 출시한 제품 라인업 이외의 추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