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여자 직원들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내 상장사 중 개별회계 기준 매출 순위 20대 대기업(금융사 제외)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직원의 연봉을 구분할 수 없는 SK네트웍스를 제외한 19개사의 남자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천6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여자 직원 평균 연봉 5천800만원의 1.47배다. 남녀 직원들의 연봉 격차는 전년의 1.46배와 거의 차이가 없다.
남녀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곳은 대우인터내셔널(2.08배)이었고 대우조선해양(1.83배), 에쓰오일(1.78배), 한국가스공사(1.71배)가 뒤를 이었다.
반면 KT(1.15배), 현대차(1.22배), 기아차(1.30배), 포스코(1.36배), 삼성전자(1.38배) 등의 남녀 격차는 다른 회사보다 비교적 적었다.
남자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1억1천200만원)였고 여직원은 현대자동차(7천800만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이들 회사의 남녀 근속 연수는 평균 6년정도 차이가 났지만 회사별로 편차가 컸다.
남녀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 차는 대우조선해양이 13.3년으로 가장 많이 벌어졌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업종의 특성상 현장엔 대부분 남성 직원인데 이들은 대부분 정년까지 근무하는 반면 여직원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사하기 시작해 남녀 근속 연수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성별 근속연수 차가 10.5년으로 컸는데 이유는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설립 22년만인 1990년 10월 처음 여성 공채가 시작될 정도로 '금녀의 회사'였다"며 "중도 퇴사자나 계약직 중 여성이 많아 근속연수가 짧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여직원(계약직 포함) 비율은 6.8%, 포스코는 4.4%다.
업종 특성상 남성 현장직이 많은 현대중공업(7.6년), 삼성중공업(6.4년)도 성별 근속 연수 차가 큰 편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대 기업중 유일하게 남직원(7.7년)보다 여직원(9.4년)의 근속 연수가 1.7년 정도 더 길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종합상사 업무는 무역 관련 문서 작업이 많아 예전부터 고졸 여직원을 많이 뽑았는데 이들이 지금까지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여직원 비율은 27.0%로 다른 회사보다 높다.
SK네트웍스도 상사 부문만 따지면 여직원의 근속 연수가 남직원보다 2년 더 길었다.
여직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큰 SK하이닉스(46.8%), LG디스플레이(29.4%), 삼성전자(26.8%)도 남녀의 근속 연수 차가 2년 남짓으로 적었다.
평균 근속 연수가 가장 긴 곳은 남녀 모두, 성별 연봉차가 가장 적었던 KT(남 20.2년·여 17.9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