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도쿄에서 1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주요 쟁점사항 타결에는 실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9~10일 이틀간 협상을 벌였으나 쟁점사항인 쌀,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중요 5품목 관세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미국은 이들 품목 관세를 거의 제로로 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최근 호주와의 경제동반자협정(EPA)에서 쇠고기 관세 단계적 인하에 합의한 점을 들어 양보를 촉구했다.
미국은 관세철폐 대신 관세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들고 나왔으나 일본은 자국 농업보호를 주장하면서 굽히지 않았다.
이에 아마리 장관은 막바지 협의를 하고자 다음 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16~19일 기간에 프로먼 대표와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큰 틀을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타협점을 찾고 있다.
한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도 일부 국가가 TPP 참여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세사르 푸리시마 필리핀 재무장관은 전날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문제연구소(CIS) 강연에서 “일부 아세안 회원국만이 미국시장 진출에 상대적으로 유리해 소외된 다른 국가가 반발하는 등 내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베트남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4국만이 TPP협상에 참여하고 있고 다른 6국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푸리시마 장관은 “필리핀과 같은 나라는 다른 TPP 참가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며 “아세안 10국이 협상에 모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