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그룹은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차남 조남호 회장이 조선업체인 한진중공업 등 일부 계열사를 묶어 한진그룹에서 분리하면서 출범한 대기업 집단이다. 계열분리 당시 한진중공업그룹은 한진중공업을 비롯해 한국종합기술, 한일레저 등 국내법인 3개사와 해외법인 10개 계열사로 출발했다. 한진중공업그룹의 주력사인 한진중공업은 일제시대 때인 1937년 조선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1945년 해방 직후 국영화됐다. 이 회사는 1968년 민영화됐으나 80년대 중반 세계 조선경기가 침체되면서 경영이 악화돼 도산 위기를 맞았다가 89년 정부의 조선산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한진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진그룹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 등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를 이끄는 전통 강자였다. 그러나 조선업이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최근 집단에너지 사업에 진출해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05년 한진그룹서 계열분리 = 한진중공업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를 축으로 계열사들이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46.5%를 보유한 조남호 회장이며,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하면 49.2%로 늘어난다. 조남호 회장은 창업주 조중훈 회장 타계 후 2003년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을 행사했다. 2005년에는 한진그룹에서 공식 계열분리했다. 이어 2007년 기존 한진중공업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나누어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국내 계열사로 한진중공업(34.33%), 대륜E&S(100%), 한일레저(99.99), 한국종합기술(67.1%) 등이 있다. 이 중 한진중공업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부인 김영혜 여사가 지분 0.73%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대륜발전(30.5%), 별내에너지(50%)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대륜E&S 역시 이들에 각각 30.5%, 50% 출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북항운영 지분 91.05%를 취득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올해는 한진중공업티엠에스(HHIC-TMS)도 그룹에 편입됐는데 지분이 29%에서 51%로 늘어난 결과다.
해외 계열사로는 Hacor Inc.(100%), Aranian Hani(49%), Hanjin Phil Corp.(25%), HHIC Tech Inc.(99.99%), HHIC Mindanao(99.99%), HHIC Shipping Ltd.(100%), HHIC Phi(99.99%) 등이 있다. 2012년까지 HHIC-Denmark Aps.와 HHIC-Cyprus Ltd.를 각각 100%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청산돼 지배구조에서 제외됐다.
◇집단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며 지배구조에도 변화 = 조선업이 중심이었던 그룹에 변화가 보인 것은 지난 2008년부터다. 집단에너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련 계열사를 그룹에 편입했다. 집단에너지 사업은 열병합발전소, 열전용 보일러, 자원회수시설 등의 시설물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한국전력거래소(KPX)에 판매하고, 열은 지역 냉난방용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고효율·친환경 사업으로 불린다. 한진중공업그룹이 이 분야에 진출한 것은 조선업의 장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장기 불황에 대한 타개책 때문이다.
그룹 내 계열사 중 대륜에너지, 대륜발전, 별내에너지가 대표적이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대륜에너지 지분 80.2%, 2010년 대륜발전 지분 30.5%를 취득한 뒤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대륜E&S의 경우 기존 한진도시가스의 상호를 변경한 것이며, 도시가스공업 회사인 별내에너지를 따로 세웠다. 대륜에너지는 지난해 의정부 민락2지구에 집단에너지 공급시설을 완공해 올해부터 본격 매출이 나올 예정이다.
집단에너지 사업 진출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곳은 한진중공업이다. 집단에너지사업 플랜트 공사를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이 맡았기 때문이다. 조선 부문의 위축으로 주춤했던 한진중공업의 위상이 집단에너지 사업을 통해 다시 빛을 볼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시작은 긍정적이다. 한진중공업이 2012~2013년 집단에너지 사업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의 21.3%(4108억원)를 내부거래로 올렸는데 대부분 집단에너지 관련 사업이다. 2012년 39.2%(7763억원)보다 낮아졌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고 집단에너지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