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젊은층 중심 ‘아나필락시스’ 증가…알레르기 쇼크, 얕봤다간 큰코다쳐

입력 2014-04-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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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약물·소아는 식품이 주원인

# 초등학생 이민주(13·가명)양은 얼마 전 춘천에서 막국수를 먹고 두드러기 증상이 발생했다.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여 응급실을 찾았고, 에피네프린 주사를 맞고 나서야 증상이 호전됐다. 혈액검사 결과 메밀 알레르기가 확인됐다. 민주양의 증상은 아나필락시스 때문이었다.

아나필락시스는 급격히 진행되는 전신적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시의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세계적으로는 평생 유병률이 0.05~2%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 원인 물질 확인하는 것이 중요 =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식품, 벌독 등의 곤충, 항생제나 해열진통제, 조영제 같은 약물이다. 식품의 경우 영유아는 우유와 계란, 그 외 연령대는 땅콩이나 잣·호두 같은 견과류, 새우 등 해산물, 과일, 메밀, 콩, 밀, 번데기 등이 흔한 원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2007~2011년 성인 알레르기 쇼크 환자로 확진된 1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의 경우 약물에 의한 환자가 47%로 가장 많았고, 식품(25%), 벌독(16%), 운동(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1~2007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아의 경우 식품에 의한 발병이 4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약물(22.5%), 물리적 원인(5.6%), 식품섭취 후 운동(5.6%), 벌독(1.1%) 순이었다. 원인 미상 발병률도 19.1%에 달했다.

◇ 원인 물질에 따라 다양한 증상 나타나 = 증상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된 즉시 혹은 수십분에서 수시간 이내에 입안 혹은 귓속이 따갑고 얼굴이 붓는다. 또 피부가 가렵고 붉게 변하거나 두드러기가 생긴다. 삼키거나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호흡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 있다. 구역, 구토와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도 나타날 수 있고 불안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는 “식품이나 약물을 먹었을 때 갑자기 두드러기, 호흡곤란, 쌕쌕거림, 어지럼증이 있거나, 특히 어린이의 경우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 운동 중이나 후에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증상이 있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진단은 자세한 병력와 혈액검사, 피부반응시험을 통해 가능하다.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원인 물질을 이용한 유발시험인데,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알레르기 전문의로부터 받아야 한다.

◇ 원인 물질 피하면 예방 가능 =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사람은 원인 물질과 응급대처법이 표기된 카드나 목걸이·팔찌를 착용해 주변 사람들이 즉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외식을 할 때는 성분이 불분명한 음식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 여행 시에는 에피네프린을 포함한 약물을 미리 준비하고,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항공사에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병원이나 약국 방문 시 자신이 어떤 약제나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좋다.

학생의 경우 학기 초 담임교사과 보건교사, 체육교사, 영양사에게 아나필락시스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미리 알린다. 가능하면 학교 보건실에 에피네프린을 비치하도록 하고, 가까운 병의원을 미리 파악해 응급 시 즉시 후송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아나필락시스 발병 시 알레르기 응급주사인 에피네프린을 갖고 있는 경우 신속하게 근육에 주사한 후 119에 연락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져도 2차 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 교수는 “식품에 대한 아나필락시스가 있는 환자 중 소량에 노출돼도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면서 “식품 라벨을 꼼꼼히 살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알레르기 식품을 철저히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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