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웅 문대성, 왜 불신의 아이콘일까?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4-04-04 09: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진=뉴시스)

문대성 씨, 아동학대범 처벌 수위가 낮다고요? 그래서 아동학대범죄 차단을 위한 처벌 강화 안을 국회에 제출하셨군요. 매년 증가하는 아동 대상 학대범죄를 차단하자는 취지이니 백번 천번 공감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대성씨 박사 논문 표절 사실 판정이후 좀처럼 당신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지 않으니 누구의 잘못입니까.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이건 어떻습니까. 표절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표절은 오랜 시간과 열정, 노력, 자본을 쏟아 부으며 완성한 지적재산권 침해 불법행위입니다. 도둑질과 다를 게 없습니다. 표절로 인해 저작권자는 경제적ㆍ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생 열정을 쏟은 결과물이라면 그럴 만하죠.

문대성 씨는 대한민국의 스포츠영웅이었습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한국인 최초 IOC 선수위원에 당선됐습니다. 한국체육사에 영원히 남을 일입니다. 페어플레이를 중시하는 스포츠맨으로서 모든 일에 공명정대하길 바라는 팬들의 믿음이 만들어낸 결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입니까. 지난 2012년 박사 논문(국민대)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심각한 수준의 표절로 판명이 났습니다. 충격적인 일입니다. 우리의 스포츠영웅이 논문을 표절한 도적이었다는 사실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더 놀랄 만한 일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발표였습니다. IOC는 얼마 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 씨를 선수위원 명단에 포함시켰음을 알렸습니다. 결국 문 씨는 타인의 논문을 표절하고도 국회의원과 IOC 선수위원 겸직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지만, IOC 선수위원은 나라를 대표합니다. 타인의 논문을 표절하고도 국민과 나라를 대표하는 일꾼으로 활동한다는 건 국격을 크게 실추시키는 일입니다.

팔 슈미트 전 헝가리 대통령과 카를테오도어 추 구텐베르크 독일 전 국방장관은 논문 표절 사실이 밝혀지면서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논문 표절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민의 불신을 막을 길이 없었기 때문이죠.

국회의원과 IOC 선수위원은 본인의 의지만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정식종목 결정에 참여하는 등 IOC 위원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 중대한 직책입니다. 부정부패ㆍ약물ㆍ불법 스포츠도박ㆍ승부조작 척결에도 앞장서야 합니다. 누구보다 공명정대하고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논문 표절을 행한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성장통 속 한국체육계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하기에는 현실이 혹독합니다.

문대성 씨, 박사논문 표절판정 이후에 단 한번이라도 이에 대한 공식적이고 진정성 담긴 사과를 하셨는지요. 국민은 문대성씨의 표절 사실을 확실히,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할 겁니다. 그러기에 문대성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현재 불신의 눈으로 바라볼 겁니다. 한국체육계와 지금까지 믿고 응원해준 팬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문대성씨가 어떻게 처신해야하는지를 본인이 너무 잘 알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어둠의 코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매직넘버는? [해시태그]
  • 경영권 분쟁에 신난 투자자들…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 Z세대의 말하기 문화, 사회적 유산일까 문제일까②[Z탐사대]
  • 와신상담 노리는 삼성…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생산 누구에게?
  • 고려아연-영풍, 치닫는 갈등…이번엔 '이사회 기능' 놓고 여론전
  • “비싼 곳만 더 비싸졌다”…서울 아파트값, 도봉 7만 원 오를 때 서초 1.6억 급등
  • ‘당국 약발 먹혔나’ 9월 가계 빚 '주춤'…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 오늘의 상승종목

  • 09.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102,000
    • -0.32%
    • 이더리움
    • 3,457,000
    • +1.35%
    • 비트코인 캐시
    • 456,000
    • +1.27%
    • 리플
    • 794
    • +1.66%
    • 솔라나
    • 195,700
    • -0.71%
    • 에이다
    • 471
    • -1.26%
    • 이오스
    • 694
    • +0.14%
    • 트론
    • 203
    • -0.49%
    • 스텔라루멘
    • 130
    • -0.7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4,950
    • -0.38%
    • 체인링크
    • 15,080
    • -0.98%
    • 샌드박스
    • 375
    • +1.3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