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해당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시작한지 30분이 채 안돼 SK텔레콤이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LG유플러스는 2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음성·문자·데이터와 부가 서비스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LTE8 무한대 요금제’출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월 8만원에 음성통화와 문자 서비스, LTE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LTE8 무한대 80’과, 월 8만5000원에 음성·문자·데이터와 8종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LTE8무한대 85’ 2종을 선보였다.
하지만 간담회 도중 SK텔레콤도 보도자료를 배포, LTE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공식화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간에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CR전략실장)은 “우리는 LTE8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하는데 3개월 넘게 걸렸다”며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경쟁사 기자간담회에 맞춰 갑작스럽게 보도자료를 낸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LG 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도 분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혁신적인 요금제에 대해 경쟁사가 뒤따라올 수 있겠지만,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이번 행태는 통신 시장의 선순환 발전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최근 요금 인가제에 대해 자율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1위 사업자에 대한 적절한 제한을 둬야 시장이 고루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위해 지난해 부터 준비했다”며 “LG유플러스와 달리 TPO(시간·장소·상황)요금제 등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준비 기간이 길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LTE데이터·음성·문자·멤버십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 3종은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제인 ‘LTE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 팩·LTE전국민 무한 85·LTE전국민 무한 100’의 혜택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더불어 기존 중저가 요금제 가입 고객도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TPO별 데이터 무제한 옵션 상품 2종도 함께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이와함께 월 9000원으로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오후 6~8시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출퇴근 프리’도 출시했다. 동시에 3500원(VAT 별도)만 부담하면 가입 시점부터 24시간 동안 사용한 데이터의 50%만 차감되는 ‘24시간 할인권’ 상품도 선보였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헤비유저(데이터 과다사용자)에만 집중한 미완성적인 요금제”라며 “헤비유저와 중저가 가입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SK텔레콤 요금제가 진정한 무제한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유플러스는 헤비유저들을 위한 단편적인 무제한 요금제인 만큼 결국 ARPU(가입자당 편균 매출액)만 높여 주는 일”이라며 경쟁사를 비꼬기도 했다.
한편 KT도 이날 오후 늦게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계획을 밝혔다. KT는 오는 7일 ‘완전무한79’와 ‘완전무한 129’로 월 7만9000원과 12만9000원에 각각 10GB와 25GB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