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한은의 역할과 책무에 기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까지도 포함시켜 나갈 뜻을 밝혔다. 또 한은이 조직 이기주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내부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조만간 전면 재점검인 조직개편 계획을 밝혀 향후 인사태풍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제구조와 대외환경의 변화에 상응해 한은의 역할과 책무가 재정립돼야 한다”며“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내부개혁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지난 2년간 한은을 바깥에서 본 결과, 한은에 대한 평가가 내부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며“한은의 사고와 행동이 밖에서 볼 때 환경 변화를 외면하는 조직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조직 및 인사에 대폭 변화를 줄 뜻도 확고히 밝혔다. 그는 “현행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전면 재점검하겠다”며 “그간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뤄진 개혁조치 가운데 도입 취지와 달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곧바로 개선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인사에 대해 “오랜 기간 쌓아 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며“그래야만 직원들이 긴 안목에서 자기를 연마하고 진정으로 은행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과거 부총재 시절 김 전 총재의 인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취임사의 발언 수위를 고려할 때 이른 시일내 ‘김중수 지우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총재가 불통 논란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서는 차별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핵심은 경제주체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책효과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