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양적 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나서도 ‘상당 기간(for sometime)’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조기 금리 인상 시사 발언에서 다소 비둘기파 성향으로 돌아선 언급이라는 평가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방예금공사(FDIC) 콘퍼런스에 참석해 “고용 시장의 부진은 실업과 싸우기 위해 연준의 전례 없는 긴급 지원 조치가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미국인이 경기가 회복 중임에도 여전히 침체처럼 느끼고 있다”며 “시간제 근로자가 많고 임금은 정체되고 있으며 실업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경기 부양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런의 이날 발언은 연준이 3차 양적 완화를 종료하더라도 단기 기준금리를 당분간 최저치로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 현재 기준 금리를 0~0.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옐런 의장이 앞서 지난달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종료 이후 6개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언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테이퍼링이 올해 가을께 끝나게 되는 점을 감안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일러야 내년 하반기 정도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와드 매카시 제퍼리스LL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직접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부양 정책이 꽤 오래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금리 인상 시점을 간접적으로 순연(push back)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