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격훈련 도발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의 해상사격 훈련을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너선 랠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행동은 위험하고 도발적이며 이는 역내 긴장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랠리 부대변인은 또 “북한이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로 스스로 고립을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동맹국들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는 흔들림이 없으며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북한의 도발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북한의 의도적인 결정을 우려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에 “지역 평화와 안정을 불필요하게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이런 종류의 도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만 다지고 북한의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또 “북한은 선택권이 있다. 긴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고 국제 의무를 준수하면서 국제공동체에 복귀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가 최근 목격한 것은 전자(긴장 고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제외한 5개 6자회담 당사국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과 가능한 대응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위험스러우며 중단돼야 한다”면서 “다음 주 중국 방문 때 중국 국방장관과 이 문제를 분명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 오는 5일 일본을 방문하며 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도 이례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해안포 발사와 한국의 대응 사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중국은 관련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는 데 불리한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서해 상에서 남북한이 서로 포 사격을 벌인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에 대해 우려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이해 당사국들이 최대한 자제력을 보여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 정세의 추가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성명이나 행동을 허용하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총 50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하는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을 했다. 우리 군도 300여 발의 대응 사격으로 맞서면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