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관련국들이 협상국면에 돌입하면서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직후 서둘러 마련된 것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케리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구체적 해결방안에는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미국 측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철수 및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의 대화를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계 주민의 안전을 위해 우크라이나 각 지역의 자치권을 확대한 연방정부 수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비록 두 나라가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지만 외교수장이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동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오는 5월25일 치러질 조기 대통령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이번 대선이 합법적이지 못하다며 딴지를 걸고 있다. 다만 외교소식통은 향후 대화분위기 조성에 따라 러시아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대선에 무려 20여명이 출사표를 던졌을 만큼 이 지역 여론은 여러 갈래로 나뉜 상태다. 대선이 끝난 후에도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갈등이 가라앉지 않아 향후 러시아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지만 친러시아 세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다른 지역에서도 연방제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연방제가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