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으로 논란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최측근 명의로 된 214억원의 단기채권이 확인됐다. 문제의 채권은 허재호 전 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지목된 H씨와 허 전 회장의 아들 허모씨가 지배하고 있는 회사인 HH개발(에이취에이취개발)의 회계장부를 통해 나타났다. 광주지검은 31일 국세청과 세관, 광주시와 함께 허 전 회장 벌금과 세금 징수 관련 2차 기관협의회를 개최한다.
HH개발의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주임종단기차입금으로 214억원을 잡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임종단기차입금은 주주와 임원이 회사에 빌려 준 돈이다. 주주와 임원에게는 단기에 받을 수 있는 현금성 채권인 셈이다.
이 차입금의 출처는 HH개발의 등기등본과 공정거래위원회의 2009년 대주그룹 위장계열사 자료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HH개발의 등기등본에 따르면 현재 임원은 허 회장의 아들인 허모씨와 허 회장과 사실혼 관계로 알려진 H씨가 사내이사로 등기가 돼 있으며 대표이사는 H씨의 친인척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H씨가 맡고 있다. 회사의 지분도 등기 임원들이 나눠서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주그룹 위장계열사를 조사할 당시인 2008년 4월 기준 허재호 회장이 HH개발의 최대주주였으며 나머지는 자녀들과 사실혼 관계인 H씨가 보유하고 있다.
문제의 주임종단기차입금의 자금 출처가 최측근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HH개발이 회계장부상 잡아 놓고 있는 주임종단기차입금이 허재호 전 회장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허재호 전 회장이 재판을 받을 당시인 2008년 주임종단기차입금 상환 명목으로 263억원의 현금이 허재호 전 회장 측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HH개발 관계자는 “회사 직원이 몇 명 되지 않아 회계장부를 자체적으로 기재하지 않고 있다”며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과 국세청은 황제노역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미납 벌금과 세금 징수를 위해 HH개발 등 허재호 전 회장과 최측근이 주주로 있거나 지배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