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부문 강화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지주사들은 은행 편중 수익구조 타개책으로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 강화 계획을 밝혀 왔다. 하지만 저금리·저성장·규제 강화에 따라 비은행 금융사의 수익이 악화되고, 은행·보험업의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참여 등 은행과 보험업간의 이종교합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지주의 시너지 제고와 비은행 부문 수익 확보라는 긍정적인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이달 초 프랑스계 금융그룹인 BNP파리바그룹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보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우리, KB금융이 카드부문 분사를 추진한 사례와 하나금융의 외환카드 분사 및 하나SK카드와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은행만으로는 추가적인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금융규제 등으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가 은행과 타 업권간의 합병에 따른 금융지주의 수익성 개선과 시너지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바젤Ⅲ의 금융산업의 자본규제가 본격화 되면서 은행과 보험사 겸업에 따른 자본비용 상승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바젤Ⅲ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은행의 자회사 지분투자가 보통주자본에서 공제되는데, 특히 보험사의 영향이 상당히 나타나 자본감소는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보험산업의 대한 규제 강화로 보험사의 자본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은행·보험사 겸업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씨티은행과 트레블러스보험의 합병과 분리는 은행과 보험사 겸업 시너지가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씨티은행이 트레블러스을 인수한 1999년 부터 2006년까지 비용과 이익 지표는 경쟁사인 JP모건체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악화됐다.
씨티은행의 영업비용은 19.2%로 JP모건체이스 4.2%에 비해 높게 나타났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씨티그룹 7.9%로 JP모건체이스 19.2%보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
한편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초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 비은행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 회장은 “매물로 나온 손보사와 증권사 인수는 우선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총자산이익률)가 신한에 기여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손보사 인수의 경우 장래성이 있느냐를 검토해 봐야 하겠지만 지금 현재는 ROA와 ROE를 보면 기여하는 부분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