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증시 VN지수는 올 들어 19% 상승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MSCI 아시아 태평양지수가 4.5% 넘게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베트남 증시 강세의 배경에는 탄탄한 경제성장이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5.8%로 201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의 작년과 재작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5.42%, 5.25%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베트남 증시에 무려 2억6300만 달러(약 2813억원)를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제 성장세에는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은 지난 2012년부터 정책금리 인하를 9차례 단행하면서 선진국 저금리 기조에 맞서 자국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베트남중앙은행(SBV)은 기준 금리를 종전의 7%에서 6.5%로 인하했다. 이에 대해 응우엔 동 띠엔 SBV 부총재는 “정책금리 인하 목표는 기업 활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심화하는 데 있다”면서 “금리 인하로 대출 수요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가 은행 부실대출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점도 베트남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 베트남 은행 부실자산 매입회사(VAMC)를 설립해 약 188억 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지는 마치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근 베트남중앙은행(SBV)에 따르면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올 들어 3.79%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같은 기간(7.8%)의 절반 수준.
앞서 베트남 당국은 부실대출 비율이 3% 이상인 은행들이 국영 베트남자산관리공사(VAMC)에 부실대출을 매각하도록 해 이 비율을 낮추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베트남의 거시경제 상황이 안정적으로 개선된 데다 2011년 초부터 진행된 긴축정책 덕분에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