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영국이 위안화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청산결제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영국 영란은행 등 양국 중앙은행은 오는 31일 청산결제협정 합의각서(MOA)를 체결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협정 합의로 영국 런던은 위안화 역외허브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됐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위안화 청산결제를 하는 곳은 런던이 처음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위안화는 현재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이 거래되고 있는 통화다.
청산결제협정이 맺어지면 중국 본토 은행이나 홍콩 내 뱅크오브차이나(BOC)를 거치지 않고 바로 런던에서 위안화를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대만도 중국 은행 지점을 통해 청산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정부는 지난 3년간 런던을 서구권에서의 중국 위안화 거래 중심지로 굳히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마침내 또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이번 협정은 중대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홍콩을 첫 위안화 역외거래센터로 지정했다. 이후 싱가포르와 런던 등이 홍콩에 이은 새 역외허브로 부상했다. 도쿄와 시드니 룩셈부르크 쿠알라룸푸르 등도 위안화 역외허브 지위를 얻고자 경쟁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재닛 민 차이나데스크 대표는 “현재 런던은 위안화 청산결제 서비스를 홍콩에 의지해야만 한다”며 “이번 합의는 위안화 거래는 물론 관련 채권시장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도 대부분 런던과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국 이외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위안화 관련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영국은 지난해 6월 2000억 위안(약 35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달 위안화와 뉴질랜드 달러화의 직접거래를 시작했다. 싱가포르와 영국도 위안화 직접거래를 추진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