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들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이미림(24ㆍ우리투자증권)과 리디아 고(16ㆍ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나란히 2위에 올랐다.
이미림과 리디아 고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ㆍ6583야드)에서 열린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ㆍ16억2000만원)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캐리 웹(40ㆍ호주ㆍ19언더파 269타)에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두 사람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쳤기 때문이다.
1, 2라운드를 단독선두로 마친 이미림은 호쾌한 장타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LPGA투어 우승이 점점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4라운드 9번홀(파4)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리디아 고의 저력은 3라운드부터였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리디아 고는 4라운드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4라운드 2번홀(파5)부터 4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한때 2위와 3타 차 단독선두를 유지, 우승컵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결국 이미림과 리디아 고는 하루 만에 9타를 줄인 캐리 웹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라이벌 전을 무승부로 마쳤다.
리디아 고는 신인왕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다. 푸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공동 7위,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공동 3위에 이어 벌써 세 번째 ‘톱10’ 진입을 달성했다. 반면 이미림은 3경기에 출전해 ‘톱10’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LPGA투어는 32개 대회 중 이제 겨우 5개 대회를 소화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아직 올 시즌 우승이 없다. 리디아 고의 독주로 예상됐던 신인왕 경쟁에 이미림이라는 복병이 등장, 올 시즌 LPGA투어는 더 흥미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