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자동차 전장 부품사업이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5일 “현재 계열사별로 경쟁력을 발휘해 잘하고 있고 시너지도 충분한 만큼,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별도의 전담조직은 신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한 삼성 자동차 부품사업 총괄 조직 검토설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현재 삼성 자동차 전장 부품사업은 삼성전자(스마트카 시스템), 삼성전기(차량용 모터), 삼성SDI(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차량 정보표시 장치) 등이 각각 추진 중이다.
이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 부품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배터리는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와 함께 2010년 삼성이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 업계와 폭넓게 교류하며 삼성의 자동차 배터리사업을 위한 행보를 그려 왔다.
삼성SDI는 글로벌 메이커인 BMW를 비롯해 미국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 등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SDI의 배터리를 채택한 크라이슬러의 ‘F500e’, BWM의 최초 전기차 ‘i3’ 등 전기자동차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며 삼성SDI의 자동차용 배터리사업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최근에는 연내 출시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인 BMW ‘i8’에도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결정됐다.
여기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그룹 내 완성차 사업이 없는 것은 물론, 전장 부품 공급 사례도 많지 않던 삼성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부문 협력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부회장은 2011년 12월 댄 애커슨 GM 최고경영자(CEO)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일본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 라이트호퍼 BMW 회장,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르노의 카롤로스 곤 회장, 앨런 머랠리 포드 CEO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거물들과 만나 자동차 배터리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왕양 중국 부총리와 만나 삼성의 현지 투자 및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다음달 설립되는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환신, 산시성 내 국유기업 한 곳과 합자사를 설립하고 향후 5년간 약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카,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완성차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전자업체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