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형제복지원의 진실을 파헤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2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7년 전 끝내 밝혀지지 않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이 추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인근 원장이 형제복지원을 운영하며 복지재벌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과 12년의 운영기간 동안 513명이 사망한 충격적 사실 등이 공개됐다.
1975년 부산시와 부랑인일시보호사업 위탁계약을 맺은 형제복지원은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으며 3000여 명의 부랑인을 수용했던 전국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기관이었다. 하지만 1987년, 검찰 수사 결과 수용자에 대한 폭행, 감금이 빈번히 일어났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 외화가 발견됐다.
형제복지원을 재조명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시청자의 관심과 응원이 뒤따른 가장 큰 이유는 이 사건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채 여전히 부조리의 표상으로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박 원장은 7번의 재판 끝에 업무상 횡령, 초지법 위반, 외환관리법 위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2년 6개월 형을 받았지만 형제복지원의 비리에 대한 진상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더욱이 박 원장 일가는 형제복지원 폐쇄 이후 형제복지지원재단으로 법인 명칭을 바꾸고 여전히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 513명이 죽었고, 시신을 암매장하는 등 반 인륜적인 행태를 일삼은 이들의 사후 근황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지금도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숨죽인 채 삶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가 24일 ‘형제복지원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에 관한 법률’ 공동 발의를 앞둔 가운데 시청자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방송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선구안을 칭찬했다.
네티즌들은 “저런 사람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숨쉬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 정부도 검찰도 하지 못한 여론형성을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해냈다”, “더이상 사회 어두운 곳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이 없어야 할 것”,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히 살아가는 나라, 법과 질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