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저PER株의 두 얼굴

입력 2014-03-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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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주식시장이 개방되면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의 등장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시만 해도 생소한 PER라는 투자지표를 활용해 고수익을 챙겼다. 실제 연합철강, 태광산업 등 PER가 낮은 종목들을 위주로 쓸어 담으면서 주가를 폭등시켰다.

PER는 성장성과 함께 기업 가치를 판단할 때 흔히 쓰는 지표다. 어떤 특정한 해의 총 이익을 총 발행주식으로 나눈 값인데 일반적으로 투자한 돈을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회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PER가 5라면 해당 회사가 꾸준하게 비슷한 이익을 실현한다고 가정하면 5년 만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PER가 10인 기업이 다음해에 수익은 두 배로 늘었는데 주가가 제자리라면, 이 기업 PER는 5배로 낮아진다. 그 다음해에도 같은 상황이라면 PER는 단순 계산으로 2.5가 된다.

성장성이 빠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같은 업종, 비슷한 환경에 처한 기업이라면 당연히 PER가 낮은 기업이 저평가됐다고 보면 맞다.

만일 PER가 1인 회사에 투자했다면, 이 기업이 같은 수준으로 수익을 낼 경우 1년이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후로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모두 투자이익이 된다.

일반적으로 고(高)PER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인 반면 저(低)PER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고 보면 대부분 맞다.

실제로 PER가 낮은 주식(저PER주)이 PER가 높은 주식(고PER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꽤 많다. 대충 살펴봐도 국가·산업별 연구는 물론 비교 기간도 5년에서 20년까지 다양한 만큼 꽤 신빙성이 있다.

추세나 기대감을 좇기보다 저PER주에 장기 투자하는 이른바 가치투자가 시장수익률보다 투자성과를 거두고 있는 실제 사례 역시 상당수다.

하지만 단순히 PER만을 고려해 투자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는데 저PER주라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돼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지표로서 PER의 한계는 분모로 사용되는 주당순이익이 클수록 낮아지는 산출방식에서 비롯된다.

쉽게 얘기하면 기업이 적자를 내더라도 부동산 매각 등 영업외 수익을 통해 당기순이익이 흑자일 경우 PER는 떨어진다.

실제로 상당수의 저PER 종목들이 이익 대비 저평가됐다기보다 이익이 불안정한 종목들이 많다. 따라서 PER의 높고 낮음만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업의 성장성, 영업전망 등 미래의 기업가치보다 과거 실적만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PER는 투자의 보조 지표에 불과할 뿐 맹신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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