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게임개발사 그라비티가 2008년에 이어 또 한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앞세워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섰지만, 인력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19일 그라비티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350명 정도의 직원 중 50명이 구조조정된다. 구조조정 대상자도 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라그나로크2’팀의 인원은 절반 수준으로 감원된다.
관계자는 “라그나로크2가 국내에선 종료됐지만 해외에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 규모를 유지해왔는데 최근 구조조정에 관한 공고를 받았다”며 “라그나로크2팀 뿐 아니라 회사 전체적으로 50명 정도를 감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그나로크2는 그라비티의 대표작인 ‘라그나로크’의 후속작으로 2007년 5월 ‘라그나로크2: 세계의 문’이라는 이름으로 야심 차게 첫 공개서비스(OBT)를 시작했으나, 출시 1년3개월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그래픽과 콘텐츠 부족, 버그, 운영 미숙 등이 서비스 종료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후 2012년 2월 전신을 뜯어고친 ‘라그나로크2: 레전드 오브 더 세컨드’로 다시 한 번 부활을 꿈꿨으나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회사측은 라그나로크2의 유지보수 인력과 해외 현지화 인력을 제외하고 신규 개발팀 대부분을 모바일 부분에 투입시키기도 했다.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 업계에선 그라비티가 모바일 게임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온라인 부문의 몸집을 줄이고,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그라비티의 인력 감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 전환을 꿰하기도 했다. 당시 게임 포털 사업 및 바디첵 온라인 등 게임 타이틀을 종료하면서 관련 인력들을 퇴사시킨 바 있다.
이후 그라비티의 인력 감축이 계속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지만, 구조조정이 결정된 것은 최근들어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비티 측은 “구조조정 단행은 사실이지만 어떤 팀에서 몇명을 감축시킬지 구체적인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인원은 감축되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 뿐 아니라 게임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관련 사업은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중견 게임사들의 경영악화와 잇따른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가 흔들리는 모습이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