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 인사청문회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이끈 4년(2010~2014년)에 대해 솔직담백한 어조로 조목조목 비판을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부총재로 김 총재와 함께 재직했던 시절에 여러 부분에서 의견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자는 사실상 김 총재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작년 4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형성된 데에는 중앙은행이 그런 신호를 줬기 때문”이라며 “그 기대와 어긋났다고 시장에서 평가하는 것을 보면 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당시 경제 부처와 여당은 추가 경정 예산을 추진하면서 ‘정책 조합’을 강조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대놓고 요구했으나 한은은 시간을 끌다가 5월에야 내렸다.
이 후보는 또 최근 통화정책의 시장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약속대로 (정책을) 이행하는 것 같지 않다고 시장에서 평가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의 인사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2012년 부총재의 퇴임사에 대해 “지금도 그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다시한번 못박았다. 이 후보자는 당시 퇴임사에서 “60년에 걸쳐 형성된 (한은)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총재로 취임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김중수 지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김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과 따로 만나 회동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