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홈 유니폼이 발표됐다. 붉은색 상의와 짙은 파란색 하의로 구성된 유니폼의 오른쪽 가슴 부위에는 흰색 나이키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한국대표팀은 1998 프랑스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총 다섯 번의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잔디 위를 달렸다.
나이키는 자사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한국 대표팀에 입히는 대가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현금 600억원(연간 75억원)을 대한축구협회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국가는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프랑스 대표팀은 나이키와 2011년부터 7년 6개월간 3억2000만 유로(약 4604억원) 스폰서 계약에 합의해 연간 612억원을 가져간다. 잉글랜드와 브라질은 나이키로부터 각각 연 431억원, 358억원을, 독일과 스페인은 아디다스로부터 각각 연 373억원, 344억원을 챙긴다.
스포츠용품 업체가 높은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각국의 축구 대표팀에 자사 유니폼을 후원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전 세계를 상대로 투자 대비 높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FIFA에 따르면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누적 시청자 수는 263억 명. 이는 경기 중계 내내 TV 화면을 통해 자사 브랜드를 263억명에게 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때문에 유니폼 후원 시장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용품 업계는 축구 대표팀 유니폼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50억 유로(약 7조17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7조원이 넘는 월드컵 유니폼 시장은 업체 간 우월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FIFA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는 2015년까지 판매액 170억 유로(약 24조5700억원)를 목표로 세웠다.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월드컵 출전국은 총 8개국으로, 스페인·독일·아르헨티나·콜롬비아 등 피파 랭킹 상위 국가가 포진해 있다.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커진다.
포브스가 선정한 2013년 스포츠 브랜드 1위 나이키는 포르투갈·한국을 포함한 10개국에 용품을 공급한다. 아디다스(8개국)와 푸마(8개국)에 비해 2개국을 더 후원함으로써, 홍보 효과도 높아질 전망이다. 개최국 브라질을 후원하는 만큼 마케팅 노출 효과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나이키는 2015년까지 매출액 300억 달러(약 31조7000억원)를 목표로 세우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나이키(10개국), 아디다스(8개국), 푸마(8개국) 외에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전국 후원 업체로는 올스포츠(이란), 좀마(온두리스), 레게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아), 부르다(벨기에) 등이 있다. 특히 조별 리그에서 한국과 같은 조인 H조 국가들의 유니폼 후원업체가 모두 상이해 눈길을 끈다. 나이키는 한국, 아디다스는 러시아, 푸마는 알제리, 부르다는 벨기에에 용품을 공급한다. 각국의 조별 리그 성적과 함께 어떤 업체가 웃게 될지 예상하는 것도 2014 브라질월드컵의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