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로 구리값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리광산업계가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금융조사업체 SNL파이낸셜에 따르면 코델코오브칠레, 프리포트맥모란 글렌코어엑스트라타 BHP빌리턴 등 글로벌 구리생산업체들은 2016년까지 연간 구리 생산량을 110만t에서 130만t가량 늘릴 계획이다.
이같은 증산량은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에스콘디다(Escondida)의 연간 생산량과 맞먹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에스콘디다는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오틴토는 지난 14일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오랫동안 생산량 증가가 정체됐던 구리 공급량이 수요증가 속도보다 더 빨리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 업체의 증산계획은 지난해 글로벌 구리 생산량이 6% 증가한 데다 소비 감소 우려와 증산까지 겹치면서 구리 값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리광산업계가 이같이 대대적으로 증산에 나선 것은 장기적으로 구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업체들이 투자 목적으로 구리를 선택한 결과라고 FT는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이 약세를 지속한다면 이러한 대규모 증산 계획은 지연되고 수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가늠하는 척도인 구리가격은 지난주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와 중국 내 구리 재고 증가 탓에 구리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팀 퍼프 RBC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업체의 증산 프로젝트가 계획된 대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와 내년 구리가 과잉 생산되고 수익성도 이들 업체의 예상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광산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증산 프로젝트를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으며 중소규모의 업체들만이 증산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