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공업이 2006사업연도(2005년 12월~2006년 11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경영 참여를 표방한 2대주주의 행보로 경영권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약품의 5명의 이사진 중 내년 2월 실질적 지배주주를 비롯한 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2대주주 지분 격차 9.5%로 축소=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문투자가 박성득(49)씨는 특수관계인 이향순(47)씨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현대약품 주식 2.1%(5만7340주)를 추가 취득, 지분율이 종전 14.0%에서 16.1%(45만주)로 높아졌다고 신고했다.
지난 2004년 8월부터 ‘5%룰(주식 등의 대량보유 및 변동 신고제도)’을 통해 단순투자 목적으로 현대약품 주식을 사들인다고 밝혀왔던 박씨가 지난해 3월 돌연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한 이후에도 식을 줄 모르는 매집 열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씨는 이번 지분 확대로 현대약품의 최대주주인 이한구(58) 대표이사 사장(12.70%) 및 특수관계인 6인의 25.6%(72만816주)의 지분 격차도 9.5%(27만816주)로 좁혔다. 현대약품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박씨의 행보와 이에 대한 이 대표의 대응이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대주주 “주주이익 침해땐 의결권 적극 행사”=이에 대해 박씨 측은 2대주주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대약품의 경영권을 인수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박씨 측 관계자는 “박씨는 부산에서 요식업을 하다 최근 사업을 접고 전문 투자가로 나섰다”며 “박씨가 5% 신고서에서 밝힌 ‘경영참여’ 목적은 경영권을 인수해 직접 경영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주주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실 현대약품은 13.8%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박씨가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다 해도 그리 녹록하지 많은 않다. 물론 의결권 없는 주식이기는 하지만 이를 합할 경우 지배주주 지분은 39.5%에 이른다.
그러나 박씨 측 관계자는 앞으로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경영 활동에 대해서는 “5% 보고서에서 밝힌 대로 회사경영 전반은 물론 임원 선임 및 해임 등에 대해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뚜렷히 했다.
◆내년 2월 이사 2명 임기만료 앞둬 행보 관심=박씨가 이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11월결산법인으로서 오는 2007년 2월 열릴 예정인 현대약품의 2006사업연도 정기주총이다. 현재 이사진(이사 4명, 감사 1명) 중 지배주주인 이 대표를 비롯 진수청 이사의 3년 임기가 내년 주총때 만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정기주총을 앞두고 경영진의 회사 경영이 주주이익의 기대치에 못미친다고 판단할 때는 박씨와 지배주주간에 보통결의(출석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4분의 1 이상)를 필요로 하는 이사 선임을 놓고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지배주주인 이 대표와 박씨 외에 5% 이상 주요주주로 각각 12.6%, 6.33%를 보유한 바우포스트그룹과 안홀드 앤드 에스.블레이크뢰더 어드바이저는 투자이익만을 추구할 뿐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약품 관계자는 “박씨가 가끔 회사에 연락해 주주이익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는 한다”며 “내년 정기추총에서 박씨가 어떤 형태로 의결권을 행사할 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