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기업·수협 등 토종은행 ‘과장급’ 여풍 거세다

입력 2014-03-05 10:14 수정 2014-03-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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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지난달 과장 승진 여성 59%

‘유리천장’이 두텁기로 유명한 은행권에 변화가 일고 있다. 임원급에서는 여성 비율이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농협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 등 토종은행을 중심으로 책임자급인 과장급에서는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월 있었던 인사에서 과장급으로 승진한 이들 중 여성의 비율은 59.1%(260명)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 전체 임직원의 여성 비율인 39.2%(5300명)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농협은행에서 책임자급의 첫 관문인 과장 승진에서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자 금융권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농협은행이 성과위주로 평가하고 현장 인재를 적극 등용함에 따라 여성들의 승진 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한 기업은행도 여성 과장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취임 후 이뤄진 지난 1월 첫 승진 인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이들 중 여성의 비율은 39.9%(81명)로 작년 7월 인사 때의 29.2%(38명)보다 큰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과장급 이상 전체 승진 인원 중 여성의 비율도 19.3%(64명)에서 24.2%(98명)로 상승했다.

기업은행에서는 권 은행장 취임 이후 여성 직원들의 승진 비율이 더 높아진 것은 물론 이들의 자신감과 사기가 훨씬 높아졌다고 전했다.

수협은행도 지난해 4월 이원태 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있었던 2번의 승진 인사에서 여성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년 7월 과장급 승진 인사 중 여성의 비율은 55.6%(5명), 올 1월은 54.5%(6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작년 1월 인사에서는 과장급 여성 비율이 36%(9명)에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여풍과 함께 은행에서는 여성의 승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책임자급 여성 인재풀이 커짐에 따라 임원으로 승진하는 여성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과장급에서는 여성 승진이 비교적 잘 이뤄졌다”며 “앞으로 부장, 지점장, 부행장 등 상위 직급까지 여성 인재가 잘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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