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로 알려졌던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들의 대출사기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대출받은 혐의로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2명을 구속기소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제출하는 수법으로 지난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은행 16곳을 상대로 463회에 걸쳐 모두 1조8335억여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기 대출받은 돈 중 일부를 은행에 갚았지만 약 2900억원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 수사 결과 KT ENS 직원 김모씨는 협력업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납품받은 것처럼 가장한 뒤 KT ENS 대표이사 명의를 도용해 물품납품인수확인서, 매출채권양도승낙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위조한 서류를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넘겨줬다고 검찰은 전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가공 매출채권을 SPC에 양도하는 수법으로 대출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납품 및 대금결제 등과 관련한 편의를 봐준 대가로 엔에스쏘올 전모 대표로부터 모두 1억228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출사기 피해액 중 일부는 강원랜드 카지노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피해 은행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일부 금액이 국내 카지노인 강원랜드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 은행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일부가 강원랜드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자금 세탁 용도인지 강원랜드에서 탕진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은행 중 가장 많은 대출 잔액을 보인 하나은행은 매출채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큰 손실을 낸 만큼 김종준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금감원의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