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호가 신규 대리점을 확충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동통신 3사의 잇따른 보조금 전쟁으로 올 2월에만 무려 3만 명가량의 고객이 빠져나가는 등 영업일선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4일 복수의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지난 1월 황창규 회장이 부임한 이후 각 영업지사에 대리점을 늘리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대리점 확충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본사가 매년 비슷한 주문을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는 등 그야말로 ‘혈안’이 돼 있다는 전언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본사가 각 지사에 7월까지 5개 이상의 대리점을 확충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쯤 대리점을 늘리라는 지시가 내려오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며 “실제로 지사 측에서 일주일에 몇 번씩 전화가 와 대리점 할만한 사람이 있는지 묻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KT가 대리점 늘리기에 나선 이유는 심각한 영업부진으로 30%대 점유율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KT는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가입자가 계속 줄고 있다. KT의 시장점유율도 1월 말 기준으로 아슬아슬하게 30%를 유지하며, 20% 점유율을 눈앞에 둔 LG유플러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KT의 이 같은 부진은 신규 대리점 확충에 오히려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대리점을 개설해봐야 ‘돈이 안 된다’는 인식에서다.
KT의 대리점망도 붕괴되다시피 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역임할 당시 일반 대리점에 주는 판매수수료 지급방식이 직영점에 비해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KT가 사내 휴대폰 판촉인센티브 제도인 ‘골든브릿지’정책을 통해 본사직원에게 휴대폰 보조금을 몰아주면서 일반 대리점주들의 불만이 크게 고조된 바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규제당국의 감시로 지사 측 영업망에는 휴대폰 보조금을 법정한도인 27만원밖에 지급하지 못해 지사 측 영업사원들마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일반 대리점주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남아있는 대리점부터 잘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