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LF소나타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의 ‘신형 LF소나타’ 성공에 목을 메는 것은 이 차량의 출시에 맞춰 강판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내수 물량 자동차 강판에 한해 3~4월 톤당 8만원, 5~7월에는 톤당 9만원씩 가격을 각각 낮추기로 현대차와 합의했다.
철강업 불황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이 강판 가격을 인하한 것은 수익성을 현대차에 몰아주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현대차그룹의 대표 상품 LF 쏘나타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그룹의 자원순환형 구조를 LF소나타를 정점으로 한 직하형 구조로 바꿨다는 것이다.
증권가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현대제철의 이번 강판 가격인하로 회사의 연간 이익은 최대 2400억원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품 가격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LF소나타가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면 현대제철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LF소나타가 많이 팔리지 못한다면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며 “현대차가 현대제철의 가격인하를 이유로 포스코 등 다른 업체에 강판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것도 이번 가격인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F소나타에 초고장력 강판이 기존 모델의 21%보다 2.4배 높아진 51%가 들어간 것도 현대제철로서는 달갑지 만은 않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에 비해 강도는 두 배 이상 높고 무게는 10% 정도 가볍다. 이러한 품질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일반 강판보다 복잡한 제조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제품 생산 원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의 초고장력 강판의 가격도 인하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현대제철로서는 이
제품을 통해 수익을 내기 더 어려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들의 초고장력 강판 생산성은 아직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라며 “현대제철은 초고장력 강판을 많이 팔수록 손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