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미성년 자녀들은 주식 갑부

입력 2006-04-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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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연수·연제양·형모군, 한화 김동선군, 오리온 담서원군 등 수십~수백억 보유

올해 만 6세인 구연수양은 올해 주식투자로 벌어들인 돈만 10억원이 넘는다.

물론 미성년자라고 해도 주식거래를 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사실상 단독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단지 부모의 동의 아래에서 미성년자 명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그렇다면 6살 어린아이가 무슨 재주로 주식투자를 해서 그것도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둬들 일 수 있었을까.

연수양은 사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이른바 '늦둥이' 막내딸이다.

연수양이 보유한 주식은 (주)LG 주식 5만5064주와 LG상사 주식 4만2700주다. (주)LG의 주가가 연초 2만 원하던 것이 2만6300원(12월 7일 기준)으로 오르면서 11억원대의 주식평가액이 14억 4000만원대로 오른 것이다. 시세차익으로 3억4000만원을 거둬들인 셈이다.

또한 지난 6월 20일에는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4억9000만원을 증여 받아 LG상사의 주식 4만2700주를 매입하는 베테랑 투자자(?)의 능력을 발휘, 현재 보유중인 LG상사의 주식평가액이 8억604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올 한해 6살 연수양이 벌어들인 돈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LG 주식과 새롭게 취득한 LG상사의 주식을 합쳐 20억이 넘는 셈이다.

이처럼 올해 재벌가 미성년 자녀들이 주식투자로 대거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학생 주식부자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투자의 정석(?)을 그대로 따르면서 미실현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사실 구본무 회장의 막내딸을 제외하고도 LG가(家)에는 유독 미성년 주식 부자들이 많고 올 해 대부분 성공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필립스LCD 회장의 장남인 형모군도 아직 학생인 만17세다.

하지만 형모군은 (주)LG주식 77만6,657주와 LG상사 주식 16만61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주)LG 주식이 231억원대이며, LG상사 주식은 33억4000만원대다.

따라서 두 주식을 합치면 17세 고등학생의 재산이 264억원이 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주식시장이 활황을 맞이하면서 재벌가 미성년 자녀들의 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또한 구본준 부회장의 장녀인 연제양의 경우 장남인 형모군 보다 2살 더 어린 15세다. 하지만 연제양도 (주)LG주식 30만5386주와 LG상사 주식 8만6000주를 갖고 있어 평가액이 약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밖에도 LG가(家)중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늦둥이 딸인 7살 연서양 LG상사의 주식 7800주를 갖고 있고 올 해 16세인 웅모군도 주식 평가액이 200억원대다.

자손이 많기로 유명한 LG 가(家)이다 보니 지분 안배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했다. 따라서 3~4세들에게 골고루 주식을 안배하면서 미성년자가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친인척이 많지 않아도 향후 후계구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미성년들이 주식을 보유한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의 아들들이다.

김승연 회장은 동관, 동원, 동선 등의 세 아들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막내인 동선군만 올해 만 15세다. 물론 위의 두 형제들 모두 미성년 때 이미 주식을 보유했지만 올해로 각각 21세와 19세가 됐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동선군은 (주)한화 75만주와 함께 비상장사인 SI업체인 한화 S&C의 주식 16.5%를 갖고 있어 이 회사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주)한화만 따져봐도 197억원대의 재산가다. 주식만을 갖고 있어도 1년만에 시세차익으로 90억원을 벌어들이는 장사를 한 셈이다. 게다가 고등학생이지만 비상장사 주식도 갖고 있어 상장만 되면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도 함께 누릴 수 있다.

동선군은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으로 부터 주식을 증여 받아 결국 수백억원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셈이 됐다.

한화의 경우 스스로 증여를 통한 주식 취득이라고 밝혔으나 미성년이 어떻게 주식을 매입할 자금을 마련했는지 출처 자체를 밝히지 않은 기업도 있다.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 장남 서원군은 만 16세로 오리온의 주식 3만1669주를 갖고 있다. 서원군이 보유한 주식은 올 초까지만 해도 33억원이던 것이 88억원으로 급상승 했다. 편안히 55억원을 거둬들인 셈이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3녀 행담(만 17세)양도 동양메이저 주식 15만6775주를 지난 8월24일 취득해 10억원 재산가다.

재벌가 미성년 자녀들의 주식보유는 다목적 포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서나 또는 계열 분리나 재산분배 목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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