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흡연자단체가 흡연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건보공단의 개인 정보 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24일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www.ilovesmoking.co.kr)은 건보공단을 상대로 개인정보 침해 중지를 요구하는 소장을 2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소장에서 공단이 '전국민 건강정보DB'(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사용한 국민의 개인정보, 용역을 의뢰한 연구팀에 제공한 가입자 130만명의 개인정보, 향후 제기할 소송 과정에서 제출할 가입자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건보공단이 담배 소송에 대비해 흡연자의 의료비, 치료비 등에 지급된 비용을 분석할 목적으로 외부기관인 복수의 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거나 자료를 제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흡연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명, 주민번호 등이 포함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단체는 "공단이 관리하는 진료기록 등 건강에 관한 정보는 금융정보 못지않은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의 수집, 생성, 이용, 제공, 공개 시 반드시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동의를 받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운영자는 "아이러브스모킹의 10만 회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담배소송 관련 개인정보 사용에 관해 동의하거나 요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부에 제공된 자료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법령에 대한 위반사항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가입자 정보는 익명화됐으며 업무 수행의 범위에서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건보공단은 먼저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외부 연구진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경우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외부 공동 연구진에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정보 수집 등에 관해 개인 동의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정보 수집·생성·이용이 가능하고, 외부에 제공·공개할 때는 식별이 불가능한 형태로 개인의 자료를 제공·공개하므로 정보주체 동의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담배 소송은 흡연으로 발생한 보험재정 누수를 보전하려는 조치로, 공단의 업무에 해당한다"며 "공단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유자료인 진료 내역과 검진 자료를 이용하는 것은 그 목적 범위 내에서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