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부풀리는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일 와이즈에프앤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66개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12조원으로 증권사의 추정치 18조20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9조60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증권사의 예상치를 웃돈 종목은 7개(10.6%)였다. 80% 이상의 기업이 예상치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다.
업종별로는 △운송(5개 구성종목) △은행(5개) △디스플레이(3개) △정유(2개) 등에 포함된 종목이 시장 예상치에 밑돌았다. 예상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낸 업종은 조선, 철강·비철 등 불황으로 전망이 낮았던 분야였다.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 ‘뻥튀기’는 비단 지난 4분기만의 일이 아니다.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상장사 순이익 합계 전망치는 71조원이었으나 실제 순이익은 55조원으로 20%가량 하회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예상치와 실제 순이익 간 괴리율이 각각 14.5%, 12.2%이었다.
이 같은 증권사의 실적 전망과 실제 실적의 괴리는 실적 추정치 자체가 기업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를 토대로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증권사가 부정적인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 증시가 더욱 침체할까 우려해 장밋빛 전망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증권사 보고서가 회사 실익과 전혀 무관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