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EU 가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내세운 회원지위 자동 유지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따라 영국으로부터의 분립 독립과 관련한 국민투표 실시를 7개월 앞둔 스코틀랜드의 독립 추진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바호주 위원장은 이날 BBC 시사프로그램 ‘앤드루 마 쇼(Andrew Marr Show)’에 출연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스코틀랜드의 EU 가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앞서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했을 때도 EU 재가입 협상을 충분히 주도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바호주 위원장은 “스코틀랜드와 영국 국민의 결정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영국을 떠난 스코틀랜드는 EU 가입과 관련해 이제까지 겪지 않았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또한 가입 여부에 대해 회원국들을 설득해야 할 것”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모든 EU 회원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것은 ‘극도로(extremely)’ 까다로워서 스코틀랜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호주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영국 정부가 분리 독립 후에도 영국 파운드화를 계속 쓰겠다는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의 통화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낸지 수일 만에 나온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통화 공유론’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을 정부 차원에서 저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벗어나면 감당해야 할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코틀랜드 내부에서도 분립독립에 대한 논쟁은 뜨겁다. 분리독립으로 영국의 지원이 사라졌을 때 국제사회에서 스코틀랜드의 영향력이 크게 위축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투표는 16세 이상 스코틀랜드 주민을 오는 9월 18일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