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러나 김연아의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다. 16세 러시아 소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24·일본)의 대결로 좁혀졌던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난 것이다.
리프니츠카야는 10일 열린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1.69점, 예술점수(PCS) 69.82점을 얻어 합계 141.51점으로 전날 쇼트프로그램(72.90점)에 이어 이틀 연속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했다.
리프니츠카야는 주니어 시절부터 빼어난 점프와 스핀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다 적응기를 거치면서 주춤했지만, 2013~2014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정상에 올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7개 점프의 기본점을 합해보면 김연아가 40.80점, 리프니츠카야는 44.00점으로 단순히 기본점수만 놓고 보면 리프니츠카야가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김연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김연아는 현역 선수 중 가장 완벽한 점프를 구사하는 선수다. 따라서 기본점수에서 뒤지더라도 수행점수(GOE)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높은 수행점수를 받고 세계기록을 달성했다.
문제는 홈그라운드 이점이다. 리프니츠카야가 심사위원들로부터 후한 수행점수를 받을 공산이 큰 만큼 김연아는 좀 더 섬세한 연기를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이제 뒷전이 됐다. 김연아의 맞수로 꼽히던 아사다 마오는 이번 대회 단체전 싱글에서 올 시즌 국제대회를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64.07)를 받았다. 특히 트리플악셀이 문제다. 단체전 싱글 첫 점프에서 실패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9일 “아사다가 팀의 프리 진출에 기여했지만 여전히 개인전을 향한 과제를 남겼다. 연기에 집중하기 못했고, 연습 때와 달리 트리플악셀의 회전 수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