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자회사 대출사기에 휘말린 은행들이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NS쏘울 등 6개사가 KT ENS 직원과 짜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농협은행 등에서 3000억원 규모의 사기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표한 6일부터 이들 은행주들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평균 1%대에 머물렀지만 8%수준까지 급증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및 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6일 공매도 매매비중이 전체의 4%로 뛰어오르더니 7일 7%대까지 증가했다. 이후 공매도 세력은 10일 물량을 모두 털어내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겼다.
이어 지난 11일 하나금융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11.56%로 급증했다가 다음날 0% 까지 하락했다. 하나금융이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된 것은 하나은행이 대출사기사건에 연루돼 1600억여원을 허공에 날린데 따른 것이다. 동시에 하나금융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공중분해됐다.
같은 기간 KB금융도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 KB금융은 6일부터 3거래일 동안 공매도 매매비중이 7~8%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지난 5일 1%대 수준에 불과했던 매매비중이 7~8배 급증한 것이다.
국민은행 역시 가짜 매출채권에 속아 협력업체들에게 188억원 정도를 대출해줬다. 이러한 손실이 KB금융의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공매도 세력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평균적 추이와 비교했을때 어떤 한 이벤트에서 공매도 매매비중이 증가하고 주가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한다면 공매도 세력이 어느 정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하나금융의 주가는 6일 3만9500원에서 10일 3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KB금융도 3만6850원에서 3만6300원으로 떨어졌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8%수준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됐다고 표현하기에 다소 적은 수치”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그만큼 경계심을 가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지주)는 대출사기에 연루되지 않았지만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공시 직전날 공매도 세력의 주 타깃이 됐다.
신한지주는 실적 공시(11일)를 하는 하루 앞둔 10일 공매도 매매비중은 25.97%(50만5230주)까지 뛰어 올랐다. 전일 공매도 비중이 2%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 사이에 20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란 공매도 세력의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지주는 연결기준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4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비대 11.6%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3.7% 하락한 6조8849억원, 당기순이익은 7.5% 늘어난 3798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