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과학자의 부활? … 황우석 ‘10년 오명’ 벗었다

입력 2014-02-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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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인간배아줄기세포주’ 캐나다 이어 美서 특허 등록

2004년 2월 인간 배아줄기세포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이듬해 큰 좌절을 맛봤다. 2004년과 2005년에 사이언스지에 연이어 발표한 배아줄기세포 생성 관련 논문이 허위라는 사실과 함께 과학자에겐 치명적인 ‘논문 조작’이란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황 전 교수는 한국이 낳은 ‘스타 과학자’에서 한 순간에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그로부터 10년. 황 전 교수는 이달 11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NT-1(1번 인간배아줄기세포주)’의 자체(물질특허)와 그 제조방법(방법특허)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았다. 이는 2011년 7월 캐나다 특허청이 NT-1에 대해 같은 특허를 내 준데 이은 두 번째 성과다.

NT-1은 황우석 연구팀이 2003년 4월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배아를 만든 후 이를 줄기세포주로 배양한 것이다. 하지만 사이언스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한 게 화근이 돼 2006년 1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로부터 “줄기세포 없음” 판정을 받았다. 당시 서울대 조사위는 단성생식 가능성 및 논문 사진의 일부 조작문제 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NT-1은 자체 처녀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우석 연구팀은 강하게 반발했다. NT-1은 모계와 부계 유전자가 모두 갖고있는 만큼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닌 핵이식에 의한 줄기세포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한 연구원의 의도적인 ‘줄기세포 섞어 심기’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돼 연구물 전체가 부정당했다. 황 전 교수는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그럼에도 황우석 연구팀은 NT-1이 세계 최초의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우석 연구팀은 2009년 1월 서울대의 특허관리기구인 서울대 산학재단으로부터 NT-1 특허의 출원권을 에이치바이온에게 1억4000여만원에 양도했다. 에이치바이온은 황 전 교수가 사재를 들여 설립한 회사다.

이후 황우석 연구팀은 캐나다, 유럽연합, 뉴질랜드 등의 특허 심사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2011년 7월 26일 캐나다 특허청에 NT-1 줄기세포주 자체(물질특허)와 그 제조방법(방법특허)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 또 윤리적 심사기준에 의해 원래 인간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불허하는 유럽연합과 뉴질랜드의 관계 기관으로부터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를 인정받았다.

황 전 교수 측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에서도 NT-1 줄기세포주의 신규성과 진보성 등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특허등록 결정 요소 중 하나인 실현 가능성(재현성)에 대해 의문점이 남아있었다. 한 때 배아줄기세포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미국 피츠버그대학 재럴드새튼 교수가 황 전 교수와 결별 후 출원한 특허에 대해 미국 특허청이 2008년 8월 거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특허 등록이 그간의 줄기세포 분야의 연구성과의 진전으로 영장류 이상에서 최초로 체세포 복제기법을 적용한 NT-1의 과학적 가치와 실현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NT-1의 미국 특허 등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황 전 교수로서는 지난 10년간 자신을 따라 다닌 ‘거짓 연구’란 무거운 꼬리표를 떼어 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NT-1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게 사실이지만 미국 특허청이 황 전 교수가 일생을 바쳐 연구한 줄기세포의 실체와 기술적으로 이를 만들어냈다는 가치를 인정한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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