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기초연금 도입에 관련한 대한 국민인식 조사과정에서 정부안에 유리한 응답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6일 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기초연금 도입방안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정부안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82.5%에 달했으며 72.4%는 차등지급안에 찬성했다.
응답자중 67.2%가 ‘소득하위 70% 노인을 대상으로 차등 지급한다’는 안을 선택했고,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정액 20만원씩 지급(15.3%), 모든 노인대상 정액 20만원지급(12.3%) 모든 노인 대상 차등지급(5.2%) 순이었다.
문제는 정부안에서 핵심 논쟁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지급액이 줄어든다’는 내용을 설문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조사에서는 국민연금 연계에 대한 찬반 의견만 질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기초연금 재원이 조세로 충당된다는 사실을 아는 응답자가 36.6%에 불과했고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국민연금은 그대로 지급하고 기초연금을 추가 지급한다’는 질문에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9.9%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이번 설문조사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나온 응답으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질문 문항을 보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최대 5배 이상의 연금액을 받는다는 점을 알고 있나? △정부안과 같이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도 받고 있던 국민연금은 똑같은 금액으로 그대로 받고 기초연금을 추가로 받는다고 하는데 알고 있나? △귀하의 기초연금제도의 재원으로 국민연금기금은 사용하지 않고 조세로 충당하는 것도 알고 있나? 등이었다.
특히 △국민연금 급여와 상관없이 20만원을 동일 지금하면 재정소요를 감안해 정부안보다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 △기초연금을 준다면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70%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주는 것이 바람직 한가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을 고려해 차등 지금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대상이 되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똑같이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 등의 질문이었고 대답은 예, 아니오 두가지 답변만 달아 설문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했다.
아울러 무리하게 발표 시기를 앞당겨 이달 논의될 예정인 기초연금안의 처리를 의식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이번 설문은 지난 1월 17일 실시됐으며 연구원은 오는 4월 말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최병호 보건사회연구원장은 “기초연금 지급 산정 방식이 복잡해 국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국민연금 연계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며 “자세한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발표 시기가) 너무 늦어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