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창당’을 공식화한 안철수 신당이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필두로 호남 바람몰이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설 연휴동안 ‘세배투어’와 국회의원의 특권을 대폭 내려놓는 것을 골자로 한 ‘정치 혁신안’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전 장관이 안철수 신당 후보로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설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강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파괴력은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군산)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강 전 장관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다면 호남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광주와 전남 등 호남에서 민생투어를 이어가며 ‘텃밭 사수’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교섭단체의 이점을 통해 2월 임시국회를 최대한 활용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원내 교섭단체의 경우 안정적 정당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 마련되고, 국고 보조금이 늘어나면 중앙당 재정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 더욱이 각 상임위에 들어갈 수 있는 의원 수도 많아지고, 의사일정 논의에서 발언권도 보장돼 국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신당의 경우 안철수 송호창 무소속 의원 등 2명 외에 현역 의원을 찾기 힘들어 국회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라는 점을 적극 파고들겠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이 축의금과 부의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혁신안’을 발표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를 앞세운 안철수 신당과의 혁신 경쟁을 본격화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야권연대가 불가피할 거란 상반된 관측도 제기된다. 4박5일 동안 설 민심투어를 다녀온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6·4 지방선거에서) 어떻게든 분열 말고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정치혁신, 새정치로 안철수 신당과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새정치 경쟁이 구태정치를 살려주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많이 주셨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 측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도 같은날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 “국민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예민하게 따라 가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로서도 딜레마”라고 했다. 그간 안 의원 측이 야권연대에 선을 그었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화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