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 레노버의 양위안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인수ㆍ합병(M&A) 승부수를 던졌다.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스마트폰 제조 사업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29억1000만 달러(약 3조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5월 무려 125억 달러를 주고 모토로라를 인수했으나 2년도 안돼 매각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주요 생산업체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레노버는 지난 24일 IBM의 저가 서버사업부를 2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는 등 이달 들어 두 건의 대형 인수ㆍ합병(M&A)을 성사시켰다.
회사는 이번 인수로 스마트폰시장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주대륙과 서유럽 시장공략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레노버는 현재 세계 4대 스마트폰업체다.
양위안칭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부문에서 강력한 글로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양 회장은 지난 2005년 레노버의 IBM PC사업부 인수를 주도했다. 당시 인수는 레노버가 휴렛팩커드(HP)를 넘어 세계 1위 PC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PC시대의 쇠퇴에 레노버는 스마트폰과 서버 등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앤드류 코스텔로 IBB컨설팅 대표는 “레노버는 브랜드를 사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특히 해외진출을 돕는 브랜드에 대해 그렇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 대부분을 계속 갖게 되지만 레노버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를 쓸 수 있다.
모토로라 회생은 레노버에게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3분기 신제품인 모토X가 출시됐음에도 매출이 전년보다 약 30% 줄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11월 저가 스마트폰 모토G를 내놓았으나 여전히 판매는 시원치 않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 당시 특허 가치를 55억 달러로 평가했다. 그러나 구글은 지적재산권 소송 등에서 그렇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레노버는 수익성이 떨어져 어려움에 처했던 IBM PC사업을 멋지게 살린 경험이 있다. 양위안칭 회장이 이번에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모토로라를 살리고 서버사업 진출 확대에 성공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