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가 스키 국가대표가 된다면? 역도 선수가 봅슬레이 국가대표로 출전한다면? 영화 ‘쿨러닝’의 실제 모델들은 어떻게 됐지?
2월 8일(한국시간) 오전 개막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이러한 물음에 해답을 알려줄 이색 참가자들이 있다.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는 태국 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스키광인 그는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부터 참가 의지를 불태웠다.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탄 메이는 태국올림픽위원회의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라는 요구 때문에 번번이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태국올림픽위원회에서 예외적으로 이중 국적을 허용하면서 연주자가 아닌 올림픽 출전 선수 바네사 메이가 탄생했다.
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나선 영화 ‘쿨러닝’의 실제 모델인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도 눈길을 끈다. 출전비용(8만 달러·8600만원)이 모자라 참가가 불투명했지만 자국 올림픽위원회와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의 도움으로 다시 질주의 기회를 맞이했다.
종목을 전향한 선수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여자 봅슬레이 국가대표 신미화(20)는 창던지기 선수 출신이다. 남자 봅슬레이 석영진(25)은 역도를 했다. 루지 남자 대표팀 박진용(21)과 조정명(21)은 각각 바이애슬론과 축구 선수로 뛰다가 종목을 바꿨다.
한 번도 나가기 힘든 올림픽을 7번이나 출전하는 선수도 있다. 일본 스키점프 남자부 가사이 노리아키(41)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부터 개근해 동계올림픽의 전설이 됐다. 한국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36)이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번 소치 대회까지 6번을 참가해 역대 한국 선수 중 최다 기록을 눈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