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 내재가치와 현명한 투자자

입력 2014-01-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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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용 시장부 차장

요즘 같은 박스권 장세는 투자자도 그렇지만 일선 증권기자 입장에서도 정말 재미없는 시장이다. 워낙 투심(투자심리)이 바닥이다 보니 호재가 나와도 시장의 반응이 별로다. 요즘 투자자들의 패턴을 보면 호재에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어떻게든 보유주식을 처분할 생각만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장세가 안 받쳐주면 당연히 개별종목에 눈을 돌리기 마련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지간한 투자 감각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장세임이 분명하다. 상황이 이럴수록 믿을 건 기업의 내재가치뿐이다.

투자자가 좋은 주식을 사놓고도 보유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주식(기업)의 가치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 전략의 기본 원칙은 ‘가격을 사지 말고 가치에 투자하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전체적인 요인 때문에 떨어지기도 하고 회사의 개별적인 악재 때문에 하락하기도 한다. 개별 요인이든 시장 요인이든 시장에 재료가 등장하면 좋은 재료에는 매수세가 몰려들어 주가가 올라가고, 나쁜 재료에는 매도세가 몰려 주가가 내려가는 등락이 일어난다.

이런 재료들이 실제로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당장은 시장 참여자인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으로 매매가 일어나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게 된다. 주가가 하락하면 계좌에는 바로 평가손실이 기록되는 만큼 초보 투자자일수록 더 이상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보유 주식을 팔아버리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업의 본질가치 훼손이 없다면 악재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지만 이후 다시 올라가게 마련이다. 기업 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높다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를 향해 올라가게 된다. 투자자가 보유주식의 기업가치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일시적인 악재로 주가가 내려가더라도 적정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높다는 판단이 있는 한 겁먹지 않고 계속 보유할 수 있다.

주식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주식(회사)의 이익 창출력을 의미한다. 만약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 또는 평균적인 기업의 주가가 1주당 이익의 10배 가격이라고 할 때(이익배수, Multiple PER) 기업 주식 1주당 순이익이 2만원이고 앞으로도 매년 이 정도 이상의 이익 창출이 지속 가능하다면 해당 기업 주식의 적정가치는 1주당 순이익 2만원의 10배인 20만원이다.

그런데 만약에 현재 주가가 15만원이라면 적정가치인 20만원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만약 매출이 좋아져서 1주당 순이익이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증가한다면 1주당 적정가치 또한 증가한 1주당 순이익의 10배인 30만원으로 커지게 된다.

결론만 얘기하면 현재의 주식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어떤 외부요인이 있더라도 종목은 투자자에 의해 적정가치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적정가치에 수렴하게 된다.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꽤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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