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부의장에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내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석인 연준 이사에 라엘 브레이너드 전 재무부 차관을 새로 임명했다. 제롬 파월 이사는 재지명하기로 했다.
7명인 연준 이사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3명은 금융 시스템에 대해 검증된 경험과 판단력,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라면서 “미국의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 고용 창출 등을 위한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미국 및 이스라엘의 이중 국적을 가진 피셔 전 총재는 차기 연준 의장이 되는 재닛 옐런 부의장의 후임이 도니다.
피셔 전 총재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 교수 출신이다. 벤 버냉키 현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스승이다.
그레고리 맨큐, 올리비에 블랑샤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시트 등 쟁쟁한 경제학자들과 연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일부도 그의 제자여서 부의장에 오르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피셔는 위기관리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연준이 새해부터 시작한 양적완화(QE) 축소의 타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셔 전 총재는 1997년 한국 등 아시아의 외환위기 당시 IMF 수석 부총재로 구제금융에 관여했다.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였던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내려 선도적인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셔 전 총재는 200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스라엘 중앙은행을 이끌었다.
브레이너드 전 재무부 국제 담당 차관은 그동안 꾸준히 연준 이사회 이사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그는 오바마 1기 행정부 경제팀의 최고위급 여성 관료 중 한 명이었다.
2기 행정부 고위직에 여성이나 소수 인종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여성 배려 차원의 인사 카드인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이달 말 1기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이사는 재지명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