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휘어지는 ‘밴더블 TV’… 삼성-LG 비교해 보니

입력 2014-01-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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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85인치 밴더블 UHD TV.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CES 2014에서 내놓은 비밀병기는 휘어지는(가변형, 벤더블) TV다. 가변형 TV란 화면 곡률(휘어지는 정도)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으로, 휘어져 있는 TV를 넘어 사용자가 자유롭게 휠 수 있는 TV다. TV 역사상 처음 등장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두 제품은 모두 사용자가 리모컨으로 화면의 곡률을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곡률을 맞춘 후 TV 시청을 하고, 여러 사람이 시청할 경우 화면을 평평하게 하거나 조금 휘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 콘셉트만 같을 뿐 양사 제품의 세부 사양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패널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85인치 벤더블 UHD TV’는 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광원인 백라이트가 따로 필요하지만, LG전자의 77인치 ‘가변형 OLED TV’는 자체 발광하는 OLED 패널을 사용했다.

LED 패널은 OLED보다 구부리기 더 어려운 부품으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총 집결됐다. 다만, 화질과 화면 반응 등에서는 OLED 패널을 사용한 TV가 더 우수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물론 삼성전자도 OLED 패널을 탑재한 55인치 벤더블 TV를 공개했지만, 주력으로 내세운 제품은 아니다.

삼성과 LG가 각기 다른 패널을 사용한 제품을 내세운 이유는 각 수장들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벤더블 TV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해보면 상당히 반응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언제든 시장에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성을 감안, LED를 채택해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반면 LG는 소수 얼리어답터를 공략하는 등 발전 가능성에 한 표를 던졌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인데, 일반 제품과 가격 차이는 크게 날 것이다. 소량 상품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로 OLED TV의 판매 부진은 높은 가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OLED TV는 LED TV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배 이상 가격이 비싸다.

▲LG전자 77인치 가변형 OLED TV. 사진제공 LG전자

디자인에서는 LG가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이다.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기자가 직접 두 제품을 살펴본 결과, LG전자 제품은 일반적인 슬림 TV의 모습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갤러리 형태의 틀 안에서 화면이 움직인다. 화면이 완전히 펴졌을 때는 틀에 딱 맞는다. 그러다보니 다소 투박해 보였다.

곡률과 사이즈는 삼성전자가 앞선다. 삼성전자는 85인치로 77인치인 LG전자보다 우위를 점했다. 곡률도 삼성전자가 더 크다. 최대 곡률은 4200R로, 반지름 4.2m 원의 곡률 수준이다.

성일경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대형TV를 보는 거리는 보통 3~4m로 이 거리에서 가장 몰입감이 좋은 곡률은 4200R”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전자 가변형TV의 곡률은 5000R이다. 삼성전자에 비해 덜 휘어진다. LG전자는 두 사람이 5m 정도에서 시청하는 것을 기준으로 가변형 TV를 봤을 때 가장 적합한 곡률이 5000R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한상범 사장은 “TV 크기마다 최적의 곡률이 있다”며 “어느 회사가 더 휘게 만들었다고 해서 기술적으로 낫다고 보는 것은 애매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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